커뮤니티

기업의 사회적 역할을 끊임없이 고민하는 기업이 되겠습니다.

한겨레 보도 내용 (2011년 3월 21일)

EDU공지

한겨레 보도 내용 (2011년 3월 21일)

겨레 보도 내용 (2011년 3월 21일)

매원초등학교 5학년 배윤빈(11)양은 지난주부터 구청에서 진행하는 ‘자기주도학습 학생 프로그램’을 듣고 있다. “제가 좀 짜증을 많이 내거든요. 학원도 여러 군데 다니다 보니 혼자 공부할 시간도 없고요. 집에 있으면 어린 동생과 놀고만 싶어져요. 화가 나는 일이 있으면 참지 못하는 성격이라 공부에 집중도 잘 못하죠. 어떤 상황도 잘 참고 스스로 공부하는 습관을 길렀으면 좋겠어요.” 배양은 수업 시작 전 과제인 ‘꿈 리스트’를 작성하고 있었다. 강아지 키우기, 간호사, 외교관, 변호사 등 하고 싶고 되고 싶은 것만 수십가지에 이른다. 그렇다면 이런 꿈을 하나씩 이루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배양은 현재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보면서 문제점을 찾아가기 시작했다.

총 10명의 학생이 수업을 들으며 자신이 겪고 있는 학습 문제는 무엇인지 털어놓았다. ‘노트필기를 잘 못해요.’ ‘시간활용은 어떻게 해야 하죠?’ ‘집중력이 약해서 의자에 오래 앉아 있지 못해요.’ 다양한 고민들이 쏟아졌다. 강의를 맡은 에듀닥터 바른배움 정윤주 대표가 “이 문제만 해결되면 잘할 수 있나요?”라며 학생들의 의견을 물었다. 개운초등학교 5학년 김용환(11)군은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해서 공부를 잘하고 싶다고 했다. “학교와 학원 숙제만 하다 보니 나머지 시간은 어떻게 보내야 할지 모르겠어요. 그냥 집에서 놀게 되거든요. 남는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싶어요.”

정윤주 대표는 잘못된 공부습관을 바꾸기 위해 당장 시작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볼 것을 권했다. 한 학생이 “하루에 1시간씩 책을 읽고 독서감상문을 쓴 다음 매일 2장씩 문제집을 풀겠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어떤 문제집을 풀 건지 좀더 구체적으로 계획을 세우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막연히 ‘열심히 하겠다’고 하기보단 구체적으로 자신이 쓸 수 있는 시간은 얼마나 되는지 계산해보기로 했다. 일의 우선순위를 따져 정리해보고 자신이 정할 수 없는 고정시간을 뺀 가용시간을 세워봤다. 잠을 자고 학교와 학원 가는 시간 등을 뺀 남는 시간을 가용시간으로 보고 최소 목표학습시간을 정했다.

지자체 교육격차 해소 위해 ‘자기주도학습센터’ 문 열어
잘못된 공부습관 바로잡아 진로·적성 프로그램도 운영

예를 들어 가용시간이 50시간이라면 20%인 최소 10시간은 학습시간으로 정해 요일별로 시간을 배분한다. 공부 효율성이 가장 높은 시간대에 학습시간을 배치하고 구체적인 목표과목을 적어봤다. 학생들마다 가용시간이 정말 많은 것 같다며 놀라워했다. “이렇게 가용시간이 많은 줄 몰랐어요. 전 목표학습시간을 좀더 늘려볼래요.” 한 학생은 10시간은 무리인 것 같다며 이번주는 5시간만 해보겠다고 했다.

초등학교 5학년 수업이 끝나고 중학교 1학년 수업이 이어졌다. 중학생들의 고민도 비슷했다. 숭곡중학교 1학년 김채현(13)양은 자기주도학습 강의를 들으며 집중력 강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학교에서 가깝기도 하고 동네에 이런 센터가 있다는 게 조금은 신기했어요. 학원에서는 숙제만 많이 내주지 공부방법의 문제점은 잘 알려주지 않죠. 저는 공부하면서 딴생각을 많이 하는 편이에요. 제 약점을 찾아서 공부하게 되니까 수업에 더 집중하는 것 같아요. 기회가 되면 센터에서 진로 상담도 받아보려고 해요.” 고대부중에 다니는 이승현(13)군도 노트필기를 지금보다 잘 할 수 있기를 바랐다. “집에서 계획성 있게 공부를 하지 못하죠. 교과서 핵심 내용을 잘 정리할 수 있는 노트필기법을 익혔으면 좋겠어요. 학원에 의존하지 않고 나만의 공부방법을 배우는 게 목표예요.” 정윤주 대표는 “자기주도학습이 집에서도 제대로 이뤄지기 위해서 공부계획표를 공개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 시간에는 공부를 해야 하니 텔레비전 시청을 삼가달라고 가족들에게 요청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기주도학습의 중요성이 널리 알려지면서 학부모들의 관심이 높아졌지만 어떻게 아이를 도와줘야 할지 몰라 고민이 많다. ‘자기주도학습’을 내건 학원도 크게 늘었지만 비싼 수강료가 부담이다. 지역간 교육격차 해소를 바라는 지역 주민들의 요구도 많았다. 몇몇 지방자치단체가 자기주도학습에 눈을 돌린 것도 이 때문이다. 지자체가 교과목을 직접 가르칠 수는 없는 일이니 공교육의 ‘보완재’ 구실을 하면서도 사교육비를 줄일 수 있는 대안을 찾게 된 것이다. 서울 성북구청은 주민센터가 있던 자리에 자기주도학습지원센터를 만들었다. 80석 규모의 학습실도 함께 운영하면서 자기주도학습 교육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다. 학부모와 학생들의 반응은 기대 이상이다. 우선 저렴한 수강료가 눈길을 끈다. 국민기초생활수급권자와 차상위복지급여수급자 가정의 학생들은 정원의 10% 내에서 우선 선정되고 수강료도 면제받을 수 있다.

성북구청 채갑석 교육지원과장은 “고입과 대입에서도 자기주도학습이 중요시되고 있고 사회도 창의적 인재를 요구하는 게 현재의 흐름”이라며 “이를 위해 학생과 학부모를 위한 자기주도학습 강좌와 다양한 진로·적성 프로그램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또다른 사교육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진학보다는 진로에 중심을 두고 있다. 진로 상담은 무료로 이뤄진다. 온라인상에서는 물론 사전에 약속을 한 뒤 센터를 방문하면 전문연구원과 상담을 할 수 있다. 부모님과 함께 진로탐색검사를 통해 진로를 설정할 수 있고 에니어그램 성격유형검사도 받아 볼 수 있다.

지난해 11월 지자체 최초로 자기주도학습지원센터를 연 서울 강동구청은 ‘강동구 자기주도학습지원센터 설치 등에 관한 조례’를 제정해 체계적인 사업을 펼치고 있다. 강동구청 자기주도학습지원센터 권병식 팀장은 “개관한 지 3달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2000명에 이르는 수강생들이 몰리고 있다”며 “교과목을 가르쳐주는 것이 아닌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갖게 해주는 프로그램이다 보니 학부모들의 반응도 좋다”고 말했다. 성적이 낮은 학생들이 꿈을 갖기에 현실의 벽은 너무 높다. 학교도 입시 위주의 교육을 하는 탓에 아이들에게 동기부여를 해줄 만한 마땅한 기관이 없는 게 현실이다. 자기주도학습이 잘되면 아이들도 자신감을 갖고 공부하게 되고 더불어 공교육도 제자리를 찾을 수 있다.

동북중학교 3학년 김재현(15)군도 자기주도학습 강의를 들으며 혼자 하는 공부에 더 자신감을 갖게 됐다. “지난해부터 학원을 끊고 집에서 혼자 공부하고 있어요. 전에는 계획을 무리하게 세워서 실천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았죠. 꿈을 이루기 위해 필요한 것들을 적는 시간이 있었어요. 구체적으로 뭘 어떻게 해야 할지 계획을 세울 수 있었죠. 특목고 진학이 목표인데 동기부여가 많이 됐습니다.” 지자체의 교육에 대한 관심은 더 넓어질 예정이다. 창의적 체험활동과 연계된 다양한 프로그램도 준비중이다. 권 팀장은 “의외로 학원에 보내지 않고 공부하는 방법을 고민하는 주민들이 많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동네라 가깝기도 하고 이익을 내는 게 목적이 아니기 때문에 많은 주민들이 신뢰하고 센터를 이용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경기도 부천시도 지역도서관의 기반을 활용해 자기주도학습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다. 기존 도서관에서 진행하는 독서와 평생교육 프로그램에 자기주도학습 프로그램을 추가하면 더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부천시는 3개 권역별로 1개의 도서관(꿈빛도서관, 한울빛도서관, 꿈여울도서관)을 자기주도학습센터로 지정했다. 부천시립 한울빛도서관 이재희 분관장은 “다양한 자료를 갖춘 도서관을 이용하면서 자기주도학습 강의도 들을 수 있다”며 “사교육비를 줄이는 것과 함께 지식 격차도 해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경기도 광명시도 4월부터 진행할 자기주도학습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전체메뉴

아이들의 꿈과 희망을 찾는 교육전문 기관 “교육협동조합 에듀닥터바른배움”